워런 버핏 시리즈 1편: 전설의 시작과 초기 투자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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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시리즈 1편: 전설의 시작과 초기 투자 철학
평범한 소년에서 투자의 신으로
워런 에드워드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은 1930년 8월 30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94세가 된 현재, 그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불리며 순자산 1,180억 달러(2024년 기준)를 보유한 세계 5위 부자다. 하지만 그의 위대함은 단순히 부의 축적에 있지 않다. 반세기가 넘는 투자 경력 동안 연평균 19.8%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하며, S&P 500 지수의 연평균 10.5%를 두 배 가까이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어린 시절부터 드러난 경제적 직감
버핏의 투자 천재성은 어린 시절부터 나타났다. 6세 때부터 코카콜라를 6팩에 25센트에 사서 낱개로 5센트씩 팔아 20% 마진을 남겼고, 11세인 1941년에는 첫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시티즈 서비스(Cities Service) 우선주를 주당 38달러에 3주 매수했는데, 이는 현재 가치로 약 700달러에 해당한다.
흥미롭게도 이 첫 투자에서 그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주가가 2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40달러로 회복되자 성급하게 매도했는데, 이후 주가는 200달러까지 올랐다. 이 경험은 훗날 그의 핵심 투자 철학인 '인내와 장기 투자'의 토대가 되었다.
버크셔 해서웨이 인수: 실수에서 시작된 전설
1965년,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배주주가 되었다. 당시 이 회사는 쇠퇴하는 섬유업체였지만, 버핏은 이를 투자 지주회사로 탈바꿈시켰다. 1965년 버크셀 해서웨이 주가는 12달러였지만, 2024년 현재 A클래스 주식은 54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59년간 약 45,000배의 성장을 의미한다.
이를 S&P 500과 비교해보면 그 위대함이 더욱 명확해진다. 같은 기간 S&P 500은 약 280배 성장했다. 만약 1965년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S&P 500에서는 280만 달러가 되었겠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에서는 4억 5천만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멘토 벤저민 그레이엄과의 만남
버핏의 투자 철학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은 벤저민 그레이엄이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그레이엄의 수업을 들은 버핏은 A+를 받은 유일한 학생이었다. 그레이엄의 저서 「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를 통해 가치투자의 기초를 다졌다.
그레이엄의 핵심 개념인 '내재가치(Intrinsic Value)'와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은 버핏 투자 철학의 근간이 되었다. 그레이엄은 주식을 단순한 종이쪼가리가 아닌 기업의 소유권으로 바라보라고 가르쳤다. 이는 훗날 버핏이 "주식시장이 내일 10년간 문을 닫는다 해도 기꺼이 보유할 주식만 사라"고 말한 철학의 기원이다.
찰리 멍거와의 동반자십
1959년 버핏은 평생의 동반자가 될 찰리 멍거를 만났다. 멍거는 버핏의 투자 철학을 한층 발전시켰다. 그레이엄 스타일의 '싸고 괜찮은 기업' 투자에서 '합리적 가격의 훌륭한 기업' 투자로 진화시킨 것이다.
멍거의 영향으로 버핏은 브랜드 가치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코카콜라, 워싱턴 포스트, 질레트 등에 대한 투자가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코카콜라의 경우 1988년부터 1994년까지 총 13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현재 이 지분의 가치는 약 250억 달러로 평가된다.
초기 성과 분석: 숫자로 보는 버핏의 위대함
버핏의 초기 투자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살펴보면 그 위대함이 명확해진다:
버핏 파트너십 시절(1957-1969)
- 연평균 수익률: 29.5%
- 동기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7.4%
- 총 수익률: 2,794.9% vs 다우존스 185.7%
버크셔 해서웨이 초기(1965-1980)
- 연평균 수익률: 23.8%
- S&P 500: 6.8%
- 15년간 누적 수익률: 1,310% vs S&P 500 166%
이러한 성과는 동시대 다른 투자자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이었다. 피터 린치가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며 13년간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전설로 남았지만, 버핏은 50년 넘게 일관되게 높은 수익률을 유지했다.
위대함의 비밀: 일관성과 장기적 사고
버핏의 위대함은 단순히 높은 수익률에 있지 않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 일관성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965년부터 2023년까지 58년간 단 두 번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2001년 -6.2%, 2008년 -9.6%). 반면 S&P 500은 같은 기간 12번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버핏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준다. 그의 명언 "첫 번째 규칙은 돈을 잃지 말 것,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잊지 말 것"이 실제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투자 원칙의 확립
버핏의 초기 투자 원칙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유효성이 증명되었다:
-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만 투자: 버핏은 자신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에만 투자했다. 1990년대 IT 버블 때도 기술주를 피한 이유다.
- 능력 있는 경영진: 정직하고 유능한 경영진이 있는 기업을 선호했다. 이는 그가 장기 투자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합리적 가격: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았다.
- 장기 보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이다"라는 말로 유명하다.
동시대 투자자들과의 차별점
버핟과 동시대를 살았던 다른 유명 투자자들과 비교해보면:
- 조지 소로스: 퀀텀 펀드로 30년간 연평균 20%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레버리지와 단기 투기에 의존했다.
- 피터 린치: 뛰어난 성과를 거뒀지만 13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었다.
- 벤저민 그레이엄: 스승이지만 버핏만큼 오랜 기간 일관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버핏의 차별점은 감정적 안정성과 인내심이었다. 시장의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고수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
버핏의 초기 투자 여정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들:
- 복리의 마법을 이해하라: 버핏은 "복리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힘"이라고 했다. 연 20%의 수익률도 50년간 지속되면 9,100배의 성장을 가져온다.
- 감정을 배제하라: 시장이 두려움과 탐욕에 휘둘릴 때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 자신의 능력 범위를 파악하라: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지만, 투자하는 분야는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 실수로부터 배워라: 버핏도 수많은 실수를 했지만, 그 실수들을 통해 더 나은 투자자가 되었다.
-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라: 단기적 변동성보다 장기적 가치 창조에 집중해야 한다.
결론: 전설의 시작
버핏의 초기 투자 철학과 성과는 그 자체로 투자의 교과서다. 11세의 소년이 시작한 투자가 94세까지 이어져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한 투자자가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운이나 재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체계적인 원칙, 끊임없는 학습, 그리고 무엇보다 인내심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다음 편에서는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어떻게 투자 제국을 건설했는지, 그리고 그의 투자 철학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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